Tuesday, May 12, 2015

특허가 아닌 Data 가 진입장벽을 만드는 유전체 시장 :: BRCA test 사례를 중심으로

Myriad genetics 는 BRCA1/2 유전자 특허를 바탕으로 20여년간(1996년 출시) BRCAnalysis 라는 유전성 유방암 검사 키트를 독점 출시 하며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탄탄한 회사로 성장해 왔지만, 2013년 6월 BRCA1/2 유전자에 대한 특허가 취소되며 위기를 맞이 하게 되었다. 그 후로 2년 Myriad 와 특허가 사라진 BRCA test 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Myriad genetics의 유전성 유방암 검사 키트 BRCAnalysis 




범람하는  BRCA test

BRCA1/2 유전자 특허가 사라지고, 법적으로 Myriad genetics 이 외의 다른 회사들도 모두 BRCA1/2 를 읽어 유전성 유방암 검사 키트를 출시할 수 있게 되자, 때를 기다렸다는 듯, 많은 회사들에서 BRCA test를 출시 했다.

기존 유전체 시장에서 튼튼한 위치를 확보 하고 있던  Pathway genetics, Quest diagnostics, Counsyl 등이 이 대열에 합류하고, gene expression 기반 ER+ 유방암 검사 OncotypeDX로 튼튼한 위치를 확보했던 Genomic health 의 자회사라 할 수 있는 Invitae 도 발 빠르게 BRCA test 를 출시했다.  이 외에도 CLIA 랩을 통해 LDT( Lab Developed Test) 를 출시할 수 있는 곳들 중 상당수가 BRCA 서비스 경쟁에 뛰어 들었다.  심지어 이들 후발 주자들은 Myriad 의 $3500-4000에 비해 월등히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출시하며 Myriad를 압박해 나갔다.

Pathway genomics 의 유전성 유방암 검사 키트 BRCA TRUE



특허가 사라지고 발빠르게 경쟁사들이 BRCA test 제품을 출시를 하자, Myriad 는 이에 대항해 소송을 거는 등 민감하게 경쟁사들의 제품 출시에 대항했다. 바야흐로 BRCA test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로 들어서는 듯 했다. 그로 부터 2년을 지내오면서 Myriad와 경쟁사들의 치열한 다툼은 어떻게 진행되어 왔을까?



특허를 잃고 난 이후의 Myriad Genetics

특허를 잃어버린 2013년 6월 이후 Myriad는 위에 언급했듯, 엄청난 경쟁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럼 그 이후 Myriad 의 매출도 급격히 줄어 들어야 했을 터인데, 아래에 2013년 부터 2015년 까지 Myriad genetics의 매출표를 한번 확인해 보자.
Myriad genetics 2013-2015년 Revenue ( 출처 : 나스닥 http://www.nasdaq.com/symbol/mygn/revenue-eps )

매출 흐름에서 주요한 사항을 꼽아보면 아래와 같다

  • 특허 취소와 안젤리나 졸리 이슈가 있었던 2013년 6월 이후 오히려 매출은 급격하게 늘어 2014년 fiscal year revenue( 2013년 7월 1일 ~ 2014년 6월 30일) 는 $778M( 한화 약 8500억)으로 Myriad genetics 사상 최대 매출로 특허 취소되기 직전 해인 2013년에 비해 $165M( 한화 약 1800억) 이상 매출이 급상승
  • 본격적으로 경쟁 제품이 출시된지 2년째인 2015년에도 Myriad 매출은 특허 이전 2013년 매출에 비해 여전히 높은 상태, 다만 매출 정점을 찍었던 2014년에 비해서는 분기당 매출이 $10~30M( 1~3백억)이 낮아진 상태. 
  • 2014년은 '안젤리나 졸리' 효과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호재인 '안젤리나 졸리' 효과는  'BRCA 유전자 특허 취소' 라는 엄청난 악재를 충분히 덮고도 남았다. 유전자 검사 시장이라는 좁고 특수한 market이, '대중 시장' 으로 범위를 넓히게 되었을 때의 market size가 얼마나 넓어질 수 있을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독점 체제에서 갑자기 수십개 회사들과 경쟁을 하게된 상황에서도 Myriad의 매출은 특허 취소 이전에 비해 여전히 증가 추세로 특허를 잃은 효과가 Myriad의 매출에 큰 타격을 주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Myriad 가 계속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은 크게 두가지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첫번째로 Brand 및 선점 효과. 아스피린 특허가 만료된지 오래지만, 여전히 Bayer 는 아스피린 매출로만 한해 5천억 가량 매출을 올리며 전세계 아스피린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BRCA test 시장을 만들고 20여년간 독점해 왔던 Myriad의 BRCA test는 그 자체로 믿을 만한 제품으로 시장에 자리 메김 했다


두번째 이유는 바로 20여년간 수많은 고객의 BRCA test를 해오며 쌓은 고객 data를 바탕으로한  Myriad 의 BRCA test가 경쟁 제품들에 비해 월등한 분석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


DATA로 철옹성을 쌓은 Myriad genetics 

BRCA1/2 유전자는 각각이 81189bp/84193bp 에 달하는 긴 유전자다. 이 수많은 base 각각에 대해 유방암 위험도 상관관계 연구가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즉, BRCA test 를 통해 BRCA1/2 유전자 변이를 발견했다 하더라도, 이 변이가 기존에 유방암 위험도와 상관관계가 연구되어 있지 않다면, 변이에 대한 유방암 위험도 평가를 내릴 수 없다는 말이 된다.

이 부분이 바로 Myriad의 고객 Data 가 타 제품들에 비해 경쟁 우위를 갖는 지점이다. Myriad는 20여년간 100만명이 넘는 BRCA test를 수행해 오며, 고객 data를 쌓아왔고, 이 방대한 data 분석을 통해 BRCA1/2 유전자 대부분의 변이에 대한 유방암 위험도 상관관계를 분석할 수 있는 knowledgebase를 구축한 상태다.

그 결과로 Myriad가 분석하지 못하는 BRCA1/2 유전자 변이(VUS: Variant of uncertain significance)는 전체 BRCA1/2 유전자 영역 중 2% 수준에 불과하나, 타 제품들은 10~35%에 달한다. 최근 Myriad 에서 보고한 논문을 보면, Myriad의 실제 고객 샘플 224,650개에서 발견된 unique BRCA1/2 variant 2017개를 public DB 5개 ( BIC, ClinVar, HGMD,  LOVD, UMD) 를 활용해 분석한 경우 1327개 ,약 65.79%만을 커버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public DB 를 활용한 BRCA test는 VUS가 35%에 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전성 유방암 위험도를 검사하고 싶은 고객들이 30% 이상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을 선택해 결과적으로 유전성 유방암을 제대로 대처할 수 없게 된다면 BRCA test를 받을 하등의 이유가 없을 것이다. 여기서 Myriad의 BRCA test의 강력한 경쟁력이 발생한다.


Myriad에 대항하는 BRCA test data 공유 움직임

Big BRCA customer data 를 바탕으로 제품의 quality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Myriad에 대항하는 방법은 단 하나. Myriad 만큼의 Data를 축적 하는 것.  데이터 숫자 100만 vs. 0 으로 시작하는 BRCA test 후발주자들이 선행 주자를 따라 잡는건 불가능에 가깝다. 더군다나 0으로 시작하는 경쟁자들만 수십군데.

이 상황을 타계할 유일한 가능성은 후발주자들이 뭉쳐 Data 를 함께 쌓아 나가는 것이고, 최근에 이를 위한 후발 주자들의 분투가 시작되고 있는 상황으로 몇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SCRP( Sharing Clinical Reports Project ) 는 Myriad가 BIC에 BRCA variant 정보를 더 이상 공유하지 않자, 그에 대한 대항으로 Myriad의 BRCA test를 받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BRCA variants 정보를 공유하는 프로젝트로 2006년 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수집된 BRCA1/2 variant 정보는 모두 Clinvar에 통합되어 제공되고 있다.

Ambry genetics ,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 Mayo Clinic, Abramson Cancer Center of the University of Pennsylvania, Dana-Farber Cancer Institute 등이 참여한 컨소시움 PROMPT (Participants in the Prospective Registry of MultiPlex Testing) 는 NGS 유전성 암 검사를 받은 고객들을 online registry에 등록 후 추적조사연구( longitudinal follow-up study) 를 통해 VUS 에 대한 정보를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최근에는 Quest diagnostics 가 프랑스 국립 의학 연구소 Inserm와 주축이 되어 BRCA share 라는 BRCA variants data 공유 연합을 시작했는데, 이 연합에 참가하는 조건은 BRCA test 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해당 기관에서 수행된 모든 BRCA test를 공유해야 하고, 참가비도 작은 규모의 기관인 경우 $10,000, 규모가 큰 기관은 그 이상을 내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을 걸고 있다.  연합에 참여하는 기관들은 그 반대 급부로, 이 그룹에서 쌓은 data 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BRCA test 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미 시작된 Big genome data platform 경쟁 

Myriad와 BRCA test 를 둘러싼 일련의 상황들은 Big customer genome data 를 기반으로한 제품이 얼마나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가지게 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더 많은 Data를 쌓은 곳이 더 높은 Genome 분석 능력을 갖추게 되고, 이에 기반한 제품들도 마찬가지로 품질에서 경쟁의 우위를 점하게 된다.  여타 공산품들은 품질이 좀 떨어지더라도 디자인이 월등하다거나 가격이 싸다거나 , 품질 이외에도 제품을 선택하는 조건은 다양할 수 있다. 하지만 Genome 기반의 제품들에서 Data 숫자의 부족으로 해석력이 떨어지는 제품을 선택할 이유를 찾기는 어려운데,  바로 제품의 선택으로 질병의 치료 방법, 예방 등 개인의 건강과 생존에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1000 whole genome이 현실이 되고, 100만 Genome 에 대한 경쟁 등, Big genome data platform 를 쌓으려는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Myriad, 23andme의 경우 처럼 Data 를 선점한 곳은 후발 주자가 따라가기 어려운 장벽을 높게 쌓고, 튼튼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이고, 반대로 Data 경쟁에서 뒤처지는 곳들은 장기적으로 결국 시장에서 패퇴하는 수순을 밟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 예상한다.

아마 훗날 지금부터 앞으로 몇년 정도의 시기를 뒤돌아 보게 된다면, 엄청난 기회가 곳곳에 넘쳐나는 세기에 한번 올까 말까한 기회의 시기로 기억되지 않을까... Let's fight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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