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anuary 19, 2013

개인 게놈의 의학적 이용에서 제기되는 문제점과 미래

 어제 아산병원 이종극 박사님의 Lead로 closed meeting으로 개최되었던 'Genomic Medicine Interest Group Meeting' 은 다양한 전공의 과목 의사분들에 의해 실제로 환자 치료나 연구에서 Genome 을 이용한 사례들이 넘쳐나는 흥미롭고 유익한 모임이었다.

 모임의 말미에 아산병원 신수용 선생님이 개인 게놈 정보를 실제 병원에서 의학적으로 이용함에 있어 해결해야할 굉장히 중요한 문제점들을 제시해 주셨고, 이에 대해 다양한 시각의 의견들이 제시가 되었다.  흥미로운 주제이기도 하고, 또 앞으로 Genome의 산업적 이용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안들이기에, 이렇게 글로 정리하여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의미 있을 거라는 판단에 정리해 본다.

( 기억력의 한계로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포함되었을 수 있고 상당 부분 논의된 내용이 빠져 있고,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두가지 사안에 대해서만 정리를 했습니다. 혹, 잘못된 부분/추가/수정 해야할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1. 개인 게놈 raw data 의 저장 문제

문제 개괄
 현재 NGS machine에서 한 사람의 whole human genome을 30x 로 읽으면 fastq raw data size는 180GB(3GB*30*2 -for fastq quality score space- )가 넘어가는 Big Data가 생성되고, 이를 기반으로 많은 환자들의 치료에 이용하는 병원과 같은 곳의 Genome center는 심각한 data storage 문제가 발생한다.  흔히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얘기되고 있는 Cloud 시스템은 a) 이용 요금이 생각보다 싸지 않고, b) 한 사람의 raw data 전송에 수일이 소요되는 전송 속도의 문제 등으로 인하여 적절한 해결책이 되지 못할 공산이 크다.

이종극 박사님 의견
병원에서 raw data를 계속 저장하고 있을 필요가 없다. 데이터 분석에 이용되는 환경( reference genome 과 분석에 이용되는 DB 들의 update )의 변화로 설령 추후에 분석 내용이 변경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병원에서 genome data의 효용은 환자를 치료하는 시점( at the point of care )에 국한되고, 이 시점이 지난 시점은 이미 데이터 효용이 사라진 후기 때문에 raw data를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

최형진 선생님( 충북대 내분비내과 ) 의견
현장의 의사는 현실적으로 개개의 환자를 진료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없다. 의사에게 전달되는 Genome 분석 결과는 한두페이지 짜리 최종 분석 보고서면 충분하다. 또한 현재 환자 치료에 이 분석 내용을 활용하였다면, 추후 다시 이 환자의 genome raw data를 재분석해 활용해 얻는 이익은 미미할 것이고, 현실적으로도 이런 재분석이 필요한 경우는 흔하지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raw data 저장에 여러가지 현실적 제약이 있다면, 병원이 raw data를 계속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개인적 의견 
Genome raw data storage는 기술의 발전이 자연스럽게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현재의 raw data 사이즈가 큰 이유는 NGS 기계들의 떨어지는 성능 탓이다. DNA 30억개 문자로 3G면 되는 개인 게놈을 왜 30X 즉 30배로 읽을까?  a) NGS 기계들이 200 base 단위 정도의 짧은 조각으로 게놈을 읽고, b) 그 마저도 1% 정도의 에러가 섞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체 게놈의 30배 정도로 200bp 길이의 짧은 조각 DNA read 들을 생산해 '퍼즐 맞추기' 과정을 통해 문제 a 를 해결하고, 같은 부분에 읽힌 30개의 DNA를 확인해 b 문제를 해결하는 형태로 현재의 NGS 기계들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내부적으로 fine-tuning 과정을 거치고 있는 Oxford nanopore 의 4세대 DNA sequencer 가 그들의 주장대로 기계의 성능을 갖춰 출시된다면,  개인 게놈 raw data 사이즈는 혁신적으로 작아지게 된다. Oxford 의 read 길이는 평균 1만 base ( 2012년 초 기준) , error rate 4%( 역시 2012년 초 기준) 다. Oxford는 2012년말 보도 자료에서 error rate 이 1% 이내가 되기 전에는 시장에 출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즉, 시장에 나오는 Oxford 제품은 평균 read 길이 최소 1만에 1% 이하의 error rate의 read를 생산하는 획기적인 DNA sequencer 가 된다.

Oxford 이후에도 Sequencer 성능은 꾸준히 개선될 것이고, 일정 시점에선 whole genome을 그냥 한번 읽어내면 되는 Sequencer 완성형 제품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그냥 개인 게놈은 3G 가 된다. 3G 라면 raw data 저장 문제도 그냥 해결이 된다. 현재 우리가 공짜로 쓰는 구글의 Gmail이 10G가 넘는다.

우정훈( Columbia medical school, Biomedical informatics PhD course & Geference Cofounder )의 의견
또하나의 가능성은 Genome sequencing 자체 가격이 떨어져, 마치 병원에서 필요할 때 마다 X-ray 를 찍듯, one time test 로 변모할 가능성이다. Whole genome sequencing 가격이 $1000 아래로 떨어진다면, Genome sequencing 이 필요할 때 마다 새로이 분석을 해도 하등의 문제가 없다 ( 지금 당장 MRI를 생각해 보면 명확하다). 이렇게 되면 굳이 raw data를 어딘가에 저장해 둘 필요가 없으면서, 미래의 분석 능력 향상 때 raw data를 새로이 분석해서 이용해야할 필요성이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사실 이 시나리오가 가장 현실에 가까울 것 같다.


2. Genome 해석의 불완전성 으로  인한 책임 문제


문제 개괄
현재 Genome의 분석 과정에는 엄청나게 많은 error / variation  이 존재한다. 각 단계 마다 수많은 processing 방법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이용할 수 있는 무수히 많은 소프트웨어들이 존재한다. 이들 방법론/소프트웨어들은 상당 부분 상이한 결과를 도출하는 경우가 많다.  잘못된 분석 단계 / 소프트웨어 이용으로 잘못된 결과를 도출하고 이에 기반하여 환자에게 잘못된 치료를 하게되는 문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종극 박사님, 최형진 선생님 의견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 입장에서 여러가지 lab test 들과 진료 장비들을 일상적으로 사용하지만, 이들의 error율도 상당하다. 환자 치료에는 그 시점에서 state-of-art 검사 장비와 test 들을 이용하지만, 현재의 이런 최신 기법들을 훗날 돌아보면 모두 허점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최선'의 방법들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여기에 설령 error가 들어 있다손 치더라도, 이는 감수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Genome 의 이용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고 본다. 현 시점에서 개인의 Genome 분석에 error가 들어 있더라도, 이것이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고, 추후 Genome 분석 방법이 upgrade 되어 error가 발견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개인적 첨언 
두분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현재 미국에서 이와 관련된 문제들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현재 상황들의 정리해 본다.

Genome 치료의 임상 적용 사례중 가장 잘 알려진 사례는 스티브 잡스 건. 잡스의 개인 유전체 분석에는 지구상 최고의 의료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드림팀이 구성되어 참여 했었고, 당연히 그 당시 잡스 유전체 분석에 State-of-art best practice가 적용되었다.  잡스는 게놈 분석을 위해서만 1억원의 비용을 지불했다. 의료진은 최선의 분석을 하고 치료에 이용했지만, 뚜렷한 치료법을 찾지 못했고 잡스는 사망했다. 잡스의 유전체 분석이 2010년경 행해졌기 때문에, 2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다시 잡스의 게놈을 분석하면 분명 그 때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어쩌면 잡스를 살릴 수도 있었던 중요한 내용을 발견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잡스 게놈의 분석을 문제 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잡스의 게놈은 치료가 필요한 바로 그 '시점'에서 필요한 정보였고, 그 당시 이를 최대한 활용했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고, 여기에 법적/도덕적 책임을 지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잡스나 와트맨 같은 사례들이 나오고, Cancer 환자들에 Genome 분석을 이용하는 Foundation medicine 같은 회사가 구글/빌게이츠 등의 5천억 투자를 받아가며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런칭했고, Drug 처방에 국한되는 Foundation medicine 보다 한발 더 나아가, 의사의 진료 현장에서 clinical decision 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예측 모델'을 기반으로한 SV Bio 같은 회사들이 설립되고, 실제 뚜렷한 진단 부터가 어려운 희귀병 환자들을 우선적인 타겟으로 하여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있다.

현재의 시장을 관찰해 보면  개인 Genome의 의료계 도입은 현재 현대 의학으로 뚜렷한 답이 없는 부분에서 부터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티브 잡스와 같은 말기 암 화자, 루카스 와트맨 처럼 모든 가능한 치료법을 시도해 봤지만 실패하고 희망이 없는 암 환자, 병명도 모르는 희귀병 환자들.

Genome으로 인한 진단과 처방, 치료는 지금 상황에서 '이것이 정답' 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임상 적용 사례는 몇몇 Drug에 대한 약물 반응성( Pharmacogenomics ) 분석 등 소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Genome 분석의 도입이 진단과 치료에 의미 있는 한 차원의 데이터를 더해 주고, 이를 기반으로 조금 더 정확하고, 조금 더 정밀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 지고, 또한 개선되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