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November 1, 2015

새롭게 런칭한 23andMe 서비스, 그리고 FDA가 규정한 DTC 유전체 테스트 서비스를 위한 조건들

 FDA는 지난 2월 23andme의 Bloom syndrom 에 대한 DTC 허가를 내 주면서, 동시에 Bloom syndrom 과 같은 유전병, 구체적으로 상염색체 열성( Autosomal recessive) 유전 질환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FDA 허가 없이 소비자에게 직접( DTC: Direct To Consumer) 판매할 수 있도록 ClassII 의료 기기로 승인했다. ( 자세한 내용은 최윤섭의 헬스케어이노베이션 블로그 글 참조 )

23andme는 지난주 부터 2월의 이 FDA 결정에 따라 상염색체 열성 유전 질환 35가지, 머리색, 쓴맛 구별 등 질병 이외 개인 특질 검사 19가지, 카페인/유당/알콜 대사와 근육 조성의 4가지 검사를 포함한 웰니스 검사, 그리고 조상 찾기 서비스로 새롭게 패키징한 DTC 유전자 검사 제품을 $199에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FDA 허가에 따라 새롭게 패키징한  23andme의 서비스 구성



23andMe의 유전병 검사 :: 보인자 검사  
FDA가 510(k) 심의 면제로 DTC 허가를 해준 항목은 정확하게  'Autosomal Recessive Carrier Screening Gene Mutation Detection System' 으로 명명되어 있다. 우리말로는 '상염색체 열성 유전자 보인자 검사 시스템' 으로 쓸 수 있다.

상염색체 열성 유전 질환은 부/모 양쪽에서 받은 유전자 모두에 이상이 있을 경우에 발병하는 질환이다. 만약 한쪽에서만 이상이 있는 유전자를 물려 받았다면? 이런 사람을 보인자( carrier) 라 하고, FDA 의 허가는 바로 이 보인자 검사를 목적으로한 서비스에 해당한다.

물론 보인자 검사를 통해 양쪽에 모두 이상을 가진 유전병을 가진 사람을 검사해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유전병이 이미 발병한 사람이 보인자 검사를 받을 일이 없기에 이 검사의 목적은 '건강한 정상인'이 열성 유전질환 유전 인자를 가지고 있는지를 판별하는 보인자 검사로 그 목적이 좁혀진다.

열성 유전자를 하나만 가진 보인자 자신에게서는 유전병이 발병하지 않는다. 그럼 보인자 검사의 목적은 무엇이 될까?  아래 23andMe의 설명 페이지를 보자.

23andMe의 보인자 검사 설명 페이지 

보인자인 경우, 자식에게 유전병을 일으키는 열성 유전자를 전달해 줄 가능성이 있다( 상동 염색체 2개 중 하나를 넘겨 주게 되므로, 확률은 1/2 ).  만약 부/모 양쪽이 모두 보인자라면? 자식이 유전병을 일으키는 열성 유전자 2개를 모두 가져 유전병이 발병할 확률이 1/4이나 된다. 즉 자식 4명 중 한명 꼴로 치명적인 유전병을 가지고 태어날 확률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가족 계획을 하는 부모의 경우 이 보인자 검사는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 보인자 검사의 효용은 바로 여기에 존재한다.

사실 이런 목적의 검사는 이미 Counsyl이 출시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상태다( 이 카테고리의 제품을 Preconception genetic screening , Expanded carrier screening 등으로 명명 ).  Counsyl의 경우

- 35개 질환에 국한된 23andMe 서비스에 비해 Counsyl은 108개의 유전질환에 대해 부모 양쪽의 보인자 여부를 검사
- SNP chip 기반 검사가 아닌 Targeted-seq 검사

로 구성되어 있어, 산전 유전병 검사의 목적으로는 23andMe 서비스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월등히 정확하고, 종합적인 검사를 가능케 하고 있어, 23andme의 보인자 검사 자체는 시장에 크게 어필할 만한 컨텐츠라 하긴 어렵고, 이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니치 마켓을 찾기도 어려울 거라 본다.

다만 앞으로 이견의 여지 없이, DTC로 서비스 가능한 질병의 영역을 개척해 냈다는 점과 23andMe의 여타 서비스에 더해 보인자 서비스를 덧붙여 서비스할 수 있다는 점이 어느 정도는 시장에 어필하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DTC 보인자 검사를 위해 갖추어야 할 조건 
지난주 FDA는 23andMe 처럼 DTC 보인자 검사를 미국에서 출시하기 위한 조건들을 Federal register 를 통해 명확히 했다.

1. 검사 대상 유전자 마커에 대한 Clinical validity 증명 공개
웹사이트를 통해 검사 대상이 되는 유전자 마커에 대한 clinical validity를 뒷받침하는 근거 자료( 출판된 논문 이나 관련 의학 협회의 가이드라인 등)를 공개 해야 한다.  만약 이런 근거가 없는 마커의 경우라면, 이 또한 웹사이트에 명시 해야 한다.

2. 보인자 검사의 정확도( Analytical validity)  결과 공개
웹사이트에 유전자 검사의 정확도 테스트 결과를 공개해야 하며, 정확도는 매우 높은 수준이어야 한다. 정확도의 기준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으나, 보통 유전자 검사에서 요구되는 정확도( sensitivity/specificity 99% 이상) 정도를 갖추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3andMe가 사용하는 SNP chip의 경우 정확도는 99.9% 정도로 알려져 있다.


3. 유전자 검사용으로 허가된 샘플 채취용 키트 사용 
개인 DNA 샘플 수집용 키트는 FDA 를 통해 유전자 검사용으로 허가되었거나 510(k) 예외 판정을 받은 제품만 사용해야 한다.


4. 다른 CLIA 랩으로 보인자 검사 배포 금지


이 정도로 유전자 검사 제공 회사라면 당연히 준수하는 수준의 조건들로, 갖추기 어려운 특별한 내용이 아니다.


보인자 검사 허가와 위험
보인자 검사가 잘못될 확률은 간단히 계산해 보자. 23andme를 통한 보인자 검사 정확도를 99.9%라고 했을 때, 0.1%, 천명 중 한명.  부모 양쪽이 모두 잘못된 결과가 나와 자식의 유전병 확률을 25%로 높게 측정할 확률은 0.01% , 백만명 중 한명 꼴로 매우 확률이 낮아, 잘못된 테스트 결과로 인한 위험도가 상당히 낮다고 할 수 있다.

FDA의 보인자 검사 510(k) 허가 예외 결정에는 이렇게 보인자 검사가 매우 낮은 위양성( False positive) 확률을 가진, 위험도가 낮은 검사라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한다.


Negative 규제와 Positive 규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점점 DTC 유전자 검사에 대한 명확한 규제 방안을 마련해 가는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수년 전 부터 유전자 검사 규제 완화에 대한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규제기관으로부터 명확한 action 이 취해진 바가 없다.  이렇게 명확히 규제 방안이 마련되지 못하는 사이, 국내에서는 DTC 유전자 검사 서비스가 원천적으로 금지되고 있다.

23andMe 의 역사를 보면 미국의 규제 철학인 'Negative 규제' 가 얼마나 산업의 형성에 큰 역할을 했는지를 알 수 있다. Negative  규제는 한마디로 '특별히 명시된 예외 규정에 대해서만 규제를 가하고 그 외에는 허용'하는 형태의 규제 방식을 의미한다.

애초에 DTC 유전자 검사 서비스가 없었을 때, 당연히 이를 규제하는 '예외 규제 조항'이 없었고, 23andme는 창업 후 2013년 11월 경 까지 FDA가 제동을 걸기 전 까지 DTC 서비스를 통해 80만명 이상의 고객을 유치한  사업으로 키워낼 수 있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Positive 규제'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하라는 것 빼고 원천적으로 금지'로 요약된다. 그래서 '새로운 것'은 일단 한국 내에서는 사업화가 불가능하다. 유전체 산업 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 공히 해당되는 이야기로, '창조경제'라는 기치를 내건 현 정부의 의도와 완전히 배치되는 규제 형태다.

규제 완화에 대한 이슈가 붉어지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 규제 완화 하겠다고 떠들어 댔지만, 그렇게 말이 많던  AcitveX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걸 보면, 이런 규제 형태 철학 자체가 변경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유전체 산업 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 영역에서 한국의 회사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가 어려운 상황.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