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October 12, 2014

게놈 산업? '의료' 만으론 부족하다.


'컴퓨터'가 인류의 역사를 뒤바꿔놓을 혁명이 되리라 생각한 사람이 몇이나 되었을까? 개인용 컴퓨터가 시판되고 난 후에도 IBM의 CEO 토마스 왓슨은 '지구상에 컴퓨터는 5대면 충분하다' 라고 할 정도로 PC 산업을 전망했다. 그 당시 컴퓨터를 연구하는 당대 최고의 학자들도 대부분 그와 비슷한 의견을 가지고 있었을 거라 본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이 생각하는 컴퓨터의 용도란 '과학 계산'에 국한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반 가정에서 고급 과학 계산을 위한 기계를 수천달러를 주고 구매할거라고 어떻게 생각할 수가 있었겠나?




PC 즉 개인용 컴퓨터는  당시 컴퓨터 과학 학계 전문가들이 생각하던 '과학 계산' 용도가 아닌, '오락용', '오피스 업무용' 용도로 급격하게 보급되기 시작했다. 70년대 후반 개인용 컴퓨터가 시판되고 난 한참 후인 90년대 초중반 까지도 백만원을 넘는 개인용컴퓨터를 일반 가정에서 단순히 '오락용'으로 구매 했다. ( 물론 '교육용' 이라는 대외적인 용도가 있긴 했지만 )

1970년대로 돌아가, 컴퓨터 산업이 꽃피기 전, 컴퓨터 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정책을 펼친다면 무엇을 했어야 하나?   개인용 컴퓨터 생산 기술에 투자도 좋지만, 그와 동시에 다양한 용도로 컴퓨터가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software application 제품 개발사들에 지원이 가장 효과적인 투자가 되었을거라 본다.

다양한 용도로 컴퓨터의 활용이 가능한 후에야 사람들이 컴퓨터를 구매할 것이고, 다양한 maker들이 heterogeneous한 컴퓨터들을 만들어 낸 후에 이들 다양한 컴퓨터 위에서 동일하게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운영체제가 필요하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즉, 애플과 MS에 앞서 개인용 컴퓨터를 일반인들이 구매하게 만드는 '용도'의 개발이 우선이 되었어야 한다는 말이고, 실제 역사도 그러했다.


개인 게놈? 거 필요 없어요

현재 전세계에 자신의 개인 게놈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100만명 정도고, 보급 속도는 빠르게 모멘텀을 더해 가고 있지만,  소위 전문가라 하는 사람들의 개인유전체 산업에 대한 의견은 대게 부정적이다.

이유는 컴퓨터 산업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게놈의 용도를 '의료용'이라는 하나의 frame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의료 산업( 제약, 의학)의 전문가들에게 게놈이 의미 있으려면 현재 제약/의학이 풀지 못하는 문제를 게놈을 통해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게놈의 활용으로 분명히 제약/의학이 봉착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영역( Cancer genomics, Genome 기반 Diagnosis/Prognosis 등등 )이 있지만, 제한적이라는 것 그리고 제약/의학에 application 제작 속도의 제한 등이 이들 영역 전문가들이 게놈 산업의 성장을 한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요인으로 보인다. ( 게놈에 대한 지식 부족, 새로운 frame을 기존의 frame으로 보는데서 오는 오해도 한 몫 한다 http://goldbio.blogspot.kr/2014/02/blog-post.html )

게놈 산업이 '의료'용 용도로만 국한해 발전해 나간다면, PC 혁명과 같은 폭발적인 성장은 없을 거라 본다. 의료 제품은 기본적으로 일상적으로 필요한 제품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건강하다. 건강한 사람이 1년 중 의료용 제품을 소비하는 경우는 몇번이나 되나? 0에 수렴 한다. 게놈이 의료용 용도로 다양한 제품으로 성공한다고 해도, 컴퓨터 산업이 정보 혁명을 일으킨 것과 같은 폭발적 성장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단지 '의료' 영역 안에 특정한 치료/예방 용도의 한정적인 제품군의 성공을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의료용 제품은 다양한 규제 정책과 얽혀 있고, 그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시간도 상당히 소모되기 때문에, 의료용 용도의 게놈 산업의 성장 과정은 더딜 수밖에 없다.



게놈 산업은 next paradigm 이 될 수 있을까?

게놈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의료'가 아닌, 타영역의 용도로 '일상재'가 되어 소비될 때 가능하다고 본다. '과학 계산' 용도의 컴퓨터가 '오락기'가 되고, '타자기'가 되고, '출판용 workstation'이 되어 일반인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게 된 것 처럼, 게놈도 '오락기'가 되고 '개인 비서'가 되고 '주치의'가 되어 일상적으로 소비하게 되어야,  비로소 게놈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게놈이 일상재로의 용도 확장을 하지 못하는 한, 게놈 산업은 컴퓨터 산업의 그것 처럼 paradigm shift 를 일으킬 정도의 혁명을 일으키진 못할 거라 생각한다.

게놈 읽기 기술 ( Genome sequencing ) 은 인류가 발명한 그 어떤 기술 보다 빠른 속도로 진보하고 있지만, 막상 그 속도에 맞추어 많은 사람의 게놈이 읽혀 지지도 않고 있고, 자연히 그 기술의 파급력도 과학 연구 용도로 국한되어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게놈 산업을 또 한번 크게 성장시키기 위해선 '개인 유전체 활용과 보급'을 급격히 성장 시킬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 답을 찾아내는 곳이 게놈 산업의 Google, Facebook 이 될 수 있다.